눈가나 팔자주름이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한 번쯤 검색해 보게 되는 성분이 레티놀입니다.
주름 개선 쪽에서는 자료가 가장 많이 쌓인 성분이라 기대가 되는데, 후기를 보면 따갑다, 붉어졌다, 결국 버렸다는 이야기가 같이 붙어 있어서 선뜻 손이 안 가더라고요.
정리해 보면 효과가 없어서 실패하는 경우보다, 농도와 횟수를 처음부터 세게 잡아서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1. 레티놀: 느려진 턴오버를 다시 밀어 올리는 성분
턴오버: 피부는 오래된 각질이 밀려 나가고 새 세포가 올라오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흔히 28일 주기라고 하지만 개인차가 크고, 나이가 들수록 이 주기가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각질이 쌓이고 안색이 칙칙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레티놀: 비타민A 유도체로, 피부 안에서 레티노익산 형태로 바뀌면서 세포 교체와 콜라겐 생성에 관여합니다. 수분크림처럼 표면을 덮어 주는 방식이 아니라 피부가 하는 일 자체를 건드리는 쪽이라, 효과도 자극도 같이 따라옵니다.
여기까지가 한계: 잔주름과 피부결, 색소 침착에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깊게 팬 주름이나 처진 윤곽이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검버섯도 마찬가지예요. 색소가 아니라 표피 세포가 자란 양성종양(지루각화증)이라 바르는 제품으로는 없어지지 않고, 대한피부과학회에서도 냉동·레이저·절제를 치료법으로 안내합니다.

2. 시작 농도: 0.1% 안팎에서, 주 2회부터
농도 표기부터: 자료를 찾다 보면 0.025%, 0.05% 같은 숫자가 나오는데 이건 대부분 트레티노인, 처방받는 연고 기준입니다. 화장품 레티놀과는 다른 성분이라 숫자를 그대로 가져와 비교하면 안 돼요.
식약처 기준: 주름 개선 기능성으로 고시된 레티놀 함량은 2,500IU/g, 퍼센트로는 약 0.075%입니다. 시중 제품이 0.1%, 0.3%, 1%로 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처음이라면 0.1% 안팎에서 시작하는 게 무난합니다.
횟수: 매일이 아니라 주 2회, 밤에만 씁니다. 2~3주 지켜보고 별 탈 없으면 주 3회, 그다음 격일로 늘리는 순서예요. 쌀알 하나 정도 양이면 얼굴 전체에 충분합니다.
샌드위치: 자극이 걱정되면 보습 크림을 먼저 바르고 레티놀을 올린 뒤 크림을 한 번 더 덧바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흡수는 조금 줄지만 적응 기간에는 이 방법이 훨씬 피부에 부담이 적습니다.
3. 같이 쓰면 안 되는 것과, 꼭 같이 써야 하는 것
같은 날 밤 피하기: 고농도 비타민C, AHA·BHA 같은 각질 제거 성분은 날짜를 나눠 쓰는 게 안전합니다. 겹쳐 쓰면 자극만 커지고 얻는 건 별로 없어요.
반드시 같이: 세라마이드·판테놀처럼 장벽을 채워 주는 크림,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레티놀은 빛에 약하고 쓰는 동안 피부가 햇빛에 예민해지기 때문에, 선크림을 거르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큽니다.
멈춰야 할 때: 따끔거리고 살짝 각질이 일어나는 정도는 적응 과정으로 보지만, 붓거나 가렵거나 진물이 잡히면 바로 중단하고 보습만 하면서 2~3주 쉬는 게 맞습니다. 필링이나 레이저 시술 전후, 피부과에서 받은 연고를 따로 바르고 있다면 임의로 겹치지 마시고요.
마무리
레티놀은 빨리 쓰는 성분이 아니라 오래 쓰는 성분입니다. 높은 농도로 서두르기보다, 피부가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 꾸준히 쓰는 쪽이 결국 결과가 좋더라고요.
참고
- 식품의약품안전처 기능성화장품 고시 — 주름 개선 레티놀 2,500IU/g(≒0.075%) (관련 보도)
- 대한피부과학회 피부질환 정보 ‘지루각화증(검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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